골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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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골퍼와 스코어
임양우 2004-03-27
아마추어 골퍼와 스코어
'100, 90, 72'. 이것은 단순한 아라비아 숫자의 나열이 아니다. 골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스코어를 나타내는 숫자들이다. '100'은 골프를 시작하면 누구나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의 숫자이고 '90'은 일반 아마추어 골퍼가 골프인생을 마감할 때까지 지키고 싶은 소박한 꿈의 숫자다. 그리고 '72'는 일반 아마추어 골퍼가 자신과는 아무 관계가 없으면서도 항상 동경하고 마음속 깊이 간직하는 환상의 숫자이다. 그래서 골프는 '숫자놀이의 게임'인 셈이다.
골퍼라면 누구나 100과 72사이의 숫자와 함께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하고 고민에 쌓이기도 한다. 결코 스코어를 따지지 않는다 해도 18홀 플레이가 끝나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숫자로 기록되는 스코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코어는 반드시 기량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별로 공이 잘 맞은 것도 아닌데 스코어가 좋았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OB구역으로 날아가던 공이 바위에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오기도 하고, 뒷 땅을 친 공이 굴러서 그린 위로 올라가 핀에 달라붙기도 한다. 그야말로 운이 좋은 날이다.
그러나 정상의 프로 골퍼가 친 회심의 1타가 이글이 되고 러프에서 친 어프로치샷이 홀인이 되어 메이저 타이틀의 주인공이 됐을 때, 이것까지도 행운이라는 말로 과소평가 할 수는 없다. 전자는 그야말로 우연히 찾아온 행운의 1타라고 치부하더라도 후자의 1타는 피나는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이런 노력이 조금씩 쌓여서 결정적인 순간, 기적의 1타로 나타난다.
이 승패를 가르는 천금같은 1타는 거리 단위로 표현하면 불과 1mm나 2mm씩 좀더 홀에 가깝게 붙이려는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이글이 되고 홀인원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승자와 패자를 갈라놓는 마지막 1타의 차이는 사실 0.1타씩 쌓이고 쌓인 결과라고 말해도 좋은 것이다. 승리의 여신은 변덕스럽기는 해도 악의는 없다.
골퍼라면 누구나 굿 샷을 갈망하지만 골프는 원래 굿 샷보다는 미스 샷이 많은 게임이다. 하루 1천 개씩 수십 년 동안 연습 공을 치는 정상의 프로 골퍼도 미스 샷은 범하게 마련이다. 타이거 우즈도, 박세리도 OB가 나기도 하고 트러블에 빠지기도 한다. 이것이 골프게임이 갖는 특성이고 현실인데, 1주일에 겨우 한 번 정도 골프채를 잡아보는 주말골퍼가 완벽한 플레이를 원한다면 그것은 지나친 욕심이고 망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미스 샷이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원한다면 1mm, 0.1타씩을 줄이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90을 치든 100을 치든 스코어와 관계없이 즐거움을 잃지 않는 플레이를 할 줄 아는 것만이 진정한 의미의 아마추어 골퍼가 가야할 길이다.
제공=www.dasomtou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