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산우회&경건회 합동 한강변 걷기모임에 합류한 이후, 산우회 산행에 처음 동행하였다.
이제서야 산우회 산행에 동참한 이유인 즉슨, 그 지난주 내내 연말이라고 술마셔서 심신도 피곤하기도 했고, 또 그동안의 게으름과 온갖 구차한 변명을 대고 운동을 안한 결과, 주체할 수 없게 된 뱃살과 체중을 줄이기 위해 이제 제대로 등산을 해보자는 각오, 머 그런 이유였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몇년동안 늦게까지 술을 그리 마시더니 결국 쯧쯧... 하는 가족들의 한심해하는 시선도 부담이 되었고 ㅋ.
전날 밤 정대진에게 같이 갈 수 있냐고 허락?을 구하고 당일 늦지않게 서둘러 가다가 환승역에서 대진이 부부와 마주쳐서 같이 모임장소에 도착하니 낯익은 얼굴들- 산행의 고수의 포스가 강하게 느껴지는-과 반갑게 인사하고.
대진이 부인이 차가운 날씨라고 두번에 걸쳐서 그 비싼! 파리바게트 커피를 여러잔 사오셔서 다들 감사히 마셨다.
이리하여 송년산행팀이 구성되었는데, 면면은 강영환, 나전균, 양진영, 유병성, 유재왕, 정대진 부부, 차광성 총 8명.
출발전에 아차산은 본인의 뒷마당이라고 당당히 얘기하는 차광성을 본 산행의 대장으로 만장일치로 선출하고 출발하였다.
가는 길에 차대장의 지시로 양진영이 슈퍼에서 막걸리 세병(몇병을 살거인가롤 놓고 잠시 실랑이^^)과 안주거리를 사고, 차대장의 인솔하에 아차산을 오른다.
우리 초등학생때 자주 소풍오던 곳이라 둥 그 때는 지금 주택가가 전부 산길이었고 영화사밖에 없었다는 둥 얘기를 하며 걸어가는데, 차대장이 놀라운 역사 and 문화 지식으로 아차산에 얽힌 전설과 다양한 얘기들을 해주고, 역시 대장으로 잘 뽑았다고 저마다들 이구동성으로 칭찬, 대장에다 역사문화 해설가 역할도 하잖아 하면서 걸어올랐다. (나중에 보니 큰 착각이었지만 ㅎ)
올라보니 떄가 때라서인지 무슨무슨 모임들에서 많이 와있고, 고구려 유적지라고 들어가지 말라고 줄쳐진 곳들에서 퍼질러 않아 노는 아저씨, 아짐들을 몰상식하다고 씹어가며 우린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잡고 막걸리에 간단히 요기하였다.
이제 하산하는 길, 그 유명한 묘향만두에서 권용익과 목승호를 만나기로 했다고 예기들으며 내려가다가 아뿔사! 산행팀이 둘로 나눠지게 되었고. 나는 차대장, 양진영, 정대진 +1과 함께 내려오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데, 대장이 자기가 길을 안다며 안내한 루트는 등산로가 아니었다고! 어떤 영감님이 그리 가면 길이 없다는 경고에도 차대장 x무시하고 무소의 뿔처럼 용맹하게 길을 뚫고 가더라. 젤 산행 초짜인 나는 아이구 씨~ 하면서 후들거리며 따라가고. 길없는 험준한? 비탈길을 나뭇가지에 찔려가며 진땀을 쏟으며 가까스로 내려오며 멀 대장을 잘 뽑아하며 궁시렁 거렸다. ㅎ
그나마 양진영이가 걱정되서 옆에 붙어서 도와주지 않았으면 여기 앉아 산행후기도 못썻을 거라구~~
묘향만두에 도착하니 권용익과 목승호, 승호 부인, 하산길에 갈라진 친구들이 와있었고, 배도 고프고, 진도 빠지고 해서 만두전골, 녹두빈대떡, 오이소박이 국수, 동동주를 애라 모르겠다 하고 마구마구 먹고 마시고 하며 즐거운 얘기들을 나누었다. 맛있는 식당을 소개해준 차대장에게 감사!. 계산이 많이 나와서 회비초과분은 고맙게도 목승호가 냈다.
배부른데도 먼가 아쉬워서 버스타고 이동, 낮에 문을 연 호프집을 우여곡절끝에 찾아 자리잡고 노가리/먹태에 생맥주를 들이키고... 운동, 건강 등 이얘기 저얘기 나누다 자리를 파하고 산행을 마치는 걸로 했다.
쪼끔 산길(선수들은 산으로도 안치겠지만 ) 걷다가 무지하게 먹고 마시고, 머 살빼는데는 아~무 도움이 안됬겠지만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고 걷고 마시고 위안받고, 그걸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고마운 하루였다. 함께 한 친구들 부인들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만사형통, 소원성취 하시기를, 그리고 다음에는 초짜있을 때는 등산로로만 다닙시다. ㅋ
훌륭하게 자기 인생을 용기있게 살아오고 자기 자리들을 잘 마련한 친구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운 하루였다.
차대장, 등산 초짜 땜에 수고많았고 직접 말아준 국수 너무 맛있었다. 양진영, 하산길 안내 고마웠다.~~
p.s. 못내 양진영이가 아쉽다 해서 둘이 의기투합, 암사해물탕에 가서 정록이 얼굴보고, 양진영이 들려주는 인생
내공 수련기 얘기 듣고 귀가하였다.